'필슨 UPLANDER BOOTS'




무자비 & 자비

L.SMITH 1969

2025.01.16




말 그대로 '무자비'할 정도로 신었습니다.


부츠 표면에 깊이 새겨진 상처들과 낡음이 그 무자비함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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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슨 'Uplander boots'를 신고 많은 현장에서 함께 일해왔습니다.


튼튼한 가죽은 저의 발목을 단단하게 잡아주었으며 부츠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경쾌한 발걸음을 선사하였습니다.


아침마다 동여매는 부츠의 끈이 하루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듯싶어 더욱 힘써 매듭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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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안에 감정을 부여함을 즐겨 하진 않으나 이 녀석의 경우에는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유독 애착이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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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의 일들은 늘 상 거친 편이라 튼튼한 가죽과 단단한 만듦새로 제작된 부츠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에 이 부츠는 제게 있어 가장 럭셔리한 도구로써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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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즐거운 도구가 아닌 실제적으로 활동하며 때론 마음의 안정과 여유까지 제공해 주는 부츠니 그보다 더 귀할 수는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럭셔리를 넘어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너무 오래 신어 지저분하고 낡아버린 나머지 주변의 눈살이 다소 비치기에 조금 손보아 앞으로도 이 부츠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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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하게 신는 버릇은 즐거운 일이나 고치고 다듬는 역할은 제 역할이 아니기에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 새 단장을 시켜주어야 할 듯싶습니다.


제가 이 부츠에게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자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도 많이 닳아버린 밑창의 교체와 상처와 건조함으로 가득한 가죽 표면에 클리닝 작업과 유분의 공급을 요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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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을 요청한 부츠가 다시 제게 돌아오면 새 신을 신은 어린이 마음 마냥 현장에서 이 부츠와 함께 더 뛰놀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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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보다도 더 아름다운 존재. 

새것보다도 더 신선한 감흥.


물건으로써의 가치는 삶의 시간들과 이야기들이 더해질 때 진정한 가치로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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